죽으면서까지 꽃을 피우는구나 매화나무
매일 다니는 산책길 언덕배기에 대여섯 그루의 매화나무가 있었다. 그런데 며칠 전 밑둥이 싹뚝 잘린 채 길가에 버려진 것을 보고 가슴 아팠다. 아침마다 호호 분 손으로 여린 꽃망울의 영혼을 꼭 감싸주었다.
오늘 아침 그 어리고 여린 꽃망울이 활짝 핀게 아닌가?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이 날씨에 꽃을 피우다니!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저 말못하는 나무 마저도 죽는 그 순간까지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모습에 감탄했다.
삶에 있어서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부자가 되는 것?, 권력을 쥐는 것?, 명예를 얻는 것?, 사람들은 부와 권력과 명예를 얻기 위해 전쟁을 벌이고 있다. 말 그대로 전쟁이다. 옆에 있는 사람을 희생시켜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부와 권력과 명예는 한정 돼있기 때문에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하다. 결국은 모두가 죽음으로 가는 길이다.
오늘날 상황이 그렇다. 서로 부를 차지하기 위해 지구가 가진 모든 자원을 싹쓸이 하고있다. 그 과정에서 죽어가는 생명체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 지구라는 행성의 모는 생명체는 단독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 어느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전체가 위험에 빠지게 된다. 결국 부의 결과는 죽음이다.
죽기 위해 부를 쟁취한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 부를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지구로부터 뭔가를 뺏아야 한다. 숫가락 하나 조차도 지구를 도륙해야 한다. 나무 젓가락 하나도 나무를 죽여야 한다. 일자리 하나를 얻기 위해 친구를 희생 시켜야 한다. 절대 같이 갈 수 없는 것이 부와 명예와 권력이다.
삶이 아름답고 행복하기 위해서는 욕심을 내려 놓는 수밖에 없다. 태초의 순수한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 가려진 구름을 걷어내고 먼지를 털어내야 한다. 그래서 맑고 순진무구한 존재를 만나야 한다. 안으로 안으로 들어가는 수 밖에 없다. 오직 안으로 들어가는 길 밖에 없다. 그 안에는 이 세상의 어떤 부와 권력과 명예와 비교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다. 그것을 발견하기만 하면 영원한 행복과 자유의 꽃을 피울 수 있다.